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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합리적인 사람을 그렇게 부릅니까?
타인에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뿐이지 인정사정이 없는 자는 아니다. 딱딱한 말투와 웃음이 쉽게 피어오르지 않는 표정 탓에 무뚝뚝하고 인정사정 없는 이로 오해를 받고는 한다. 그러나 오해다. (정정한다. 반만 오해다.) 깊게 파고들면 꽤나 말랑한 구석이 있는 자다. 보기가 어려울 뿐이지 그리 딱딱한 자는 아니다. 그렇다해서 그와 대화를 할 때 큰 반응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시종일관 비슷한 표정만 늘어놓을 게 뻔하니. 그러나 자신의 말이 듣기 싫어 그리 구는 것이라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냥 살짝 건조한 사람일 뿐이니까. 대신 대화 중에 무언가 확인을 받고 싶거든 그의 눈을 쳐다보아라. 그가 당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당신에게 집중했다는 증거이니.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모든 감정이 눈으로 녹아든 듯하다.
눈이 녹으면 봄이 온다니, 눈이 녹으면 물이 되는 거겠지.
사랑은 그에게 있어 멀고 먼 단어다. 도대체 왜 그런 소모적인 감정을 원한다는 거지. 그는 자신이 감정을 꽤나 억제하며 사는 편이란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이것이 평균이라 착각해버리고 만다. 아니, 평균임을 확신해버리고 만다. 그러니 남들을 이해 못하지.
그는 모든 것들은 노력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는 부류에 속하는 자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사랑. 지극히도 소모적인 감정을 감내할 수 있는 자들은 선택받은 것이 분명하다 믿는다. 어찌 노력으로만 그 복잡한 것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생각만해도 피곤하다. 그는 분명 고개를 내저을 것이다.
큰 변화가 긍정적일 리 없을텐데.
그는 누군가 자신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을 싫어한다. 정정한다. 누군가 자신의 삶에 스며드는 게 싫다. 혼자일 때 가장 평화롭다고 한다. 자신은 그렇게 말한다.